그녀의 이름은 세라핀 한량일기

"그녀에게는 본능, 하지만 세상은 예술이라 부른다!" 라고 써 있는 포스터에 끌려 어제 시네큐브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세라핀>이라는 영화입니다.

세라핀 루이(Seraphine Louis, 1864~1942)는 실존했던 프랑스 화가입니다. 나이브 스타일로 구분됩니다만, 저는 아웃사이더 아트라고 우기고 싶었습니다. (아, 그런데- 아웃사이더 아트의 개념을 뒤져보니, 넓은 의미에서 나이브 아트를 포함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세라핀의 그림은 신앙과 스테인드글라스, 종교적인 화풍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독특합니다. 천사의 계시로 그림을 그렸다는데 예수님은 안 나오시고, 온통 꽃과 나무 사과 풀 같은 것들이 그림의 소재가 됩니다. 세라핀이 처음부터 화가는 아니었습니다. 남들 돌 잔치 할 때 엄마를, 일곱 살 때 아빠를 여의고 배다른 여동생들을 위해 생계를 떠맡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주 일찍부터 온갖 궂은 일을 해야 했는데, 주로는 중산층의 가정부로 고용되어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그림이 우연히 우데(Wilhelm Uhde)라는 독일인의 눈에 띄게 되죠. 우데가 세라핀의 그림을 사고 후원하면서 그림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건 영화를 보세요 ㅋ

여튼, 세라핀의 일생을 찬찬히 묘사한 영화인데, 좋으면서도 심란했습니다. 우리는 결과물인 그림을 보고 "브라보!" 하고서 잊어버리도 끝이지만 화가들은 이해받지 못하거나, 고달프고 외로운 삶을 사니까. 아니 어쩌면 고달프고 외로우니까 다시 작업에 몰두하는 것일 수도...... 
 
세라핀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그림은 물론 삶 전체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후원하는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그림과 자신의 내면에 대한 집중은 뛰어나지만, 사회성이랄까 적당히 '정상적'이라고 하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것에는 서툰 사람들. 대부분 작가가 죽고 난 다음에 방을 정리한다든지 하다가 발견되는 일도 많으니까요.

영화를 보면서, '이런 작가들을 찾고 수집하고 정리하고 알리고 향유하는 일을, 나는 하고 싶은 걸까'라는 질문이 맴돌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이 인정받고 싶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작가의 삶을 지켜보는 과정은 꽤 고통스러웠습니다. 나는 작가가 어떻게 살았는지보다는 이들이 만든 결과물인 그림이 좋았을 뿐이더군요. 나의 생각이나 시선이 많이 다듬어지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압박. 영화를 보고 출구로 가는 계단을 오르는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욕구 한량일기

한밤의 식욕은 참으면 될 것이다,지만 상상은 자유일 것!
'떡볶이, 순대볶음(-_ㅜ), 튀김, 맥주맥주맥주, 다시 떡볶이 끝으로 오뎅'
으로 먹고 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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