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타(La teta asustada) 독서의 유통기한

La teta asustada / 파우스타 / 悲しみのミルク
(페루, 2009; 한국, 2009; 일본, 2011)

6월 3일 금요일 수업에 가지 않았다. 지치고 갑갑했다. 어디로든 가고 싶었다. 전철역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나 결국 멀리 가지는 못하고, 학교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영화관에 갔다. '第七芸術劇場(七芸)'라는 곳에서 영화를 봤다. 일본어로 걸린 제목은 '悲しみのミルク(슬픔의 우유)'. 아픈 경험, 슬픈 역사를 겪은 가진 여성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면 그 젖에는 여성이 품고 있는 그 슬픔이 담겨 있어서 아기에게도 그 슬픔이 전해진다는, 페루 어느 지역의 믿음에서 생겨난 말.

1980년부터 1992년까지 페루에서는 마오이스트와 군사세력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 쿠데타, 전쟁, 정치적 충돌 속에서 피를 흘리고 죽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싸움의 뒤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입는, 사람들의 입장ㅡ이 영화에서는 특히 여성에 주목한다ㅡ이 그려져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영화 속의 모녀가 이 시기에 겪은 어떤 경험과 기억은 하나의 날실이 된다.  그리고 그 위를 가로지르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진행되는 '행복한' 웨딩 장면이 엮인다.

같은 공간에서도 사람들은 다른 경험을 하기도 하고, 혹은 누군가는 쉽게 잊으며 누군가는 끊임없이 기억을 재생한다. 영화를 보는 나는 무력충돌이 일어났던 페루라는 곳의 황량한 풍경과 음악과 역사적 사실 속에서, 낯선 눈과 귀의 감각으로 극장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문득, '어떤 경험을 기억한다'는 보편적인 동사 앞에서 나의 구체적 행동이 겹쳐지곤 했다.

여기엔 사실 여러 등장인물이 있고, 그중에 '피아니스트'의 존재는 이야기 전개에 있어 촉매와 같은 역할을 한다. 평온한 일상 속에서 영감을 잃어버린 피아니스트는 타인의 슬픔을 재료 삼는다. 어쩌면 그 모습이 단지 피아니스트나 예술가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그밖에도 어머니의 얼굴에 다가가는 파우스타의 옆 모습과, 마지막 장면의 옆 모습, 누렇고 건조한 땅 위에 선명한 색깔의 드레스, 그리고 꽃...의 대비처럼 뭔가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한 화면구성들이 시선을 잡는다.

음, 말은 그만 줄이고, 예고편 링크를.





Peru ペルー 페루
남아메리카 북서부, 태평양안의 공화국. 잉카제국이 있던 곳.
1532년 스페인이 정복했고, 1821년 독립했다. 국토는 산악지대, 해안, 사막지대, 삼림지대로 크게 나뉜다.
주민 구성은, 메스티조(중남미에서 인디오와 백인ㅡ특히 스페인계 백인ㅡ 사이에서 태어난 자손)와 인디오가 비교적 많다.
주요 언어는 스페인어와 케추아어(잉카제국의 공용어). 수도는 리마(Lima). 

아래 지도 출처: http://www.maps2anywhere.com/Maps/Peru_map_sample_lima_200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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