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한량일기

"나는 앞으로 이 학교에서 미술을 ‘창조 행위’로서 이해할 것이다. 미술을 관람하고 비평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것을 창조하는 사람의 ‘필요’와 ‘변화’에 주목하면서 그 사람의 삶 가까이에 두고 그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고자 할 것이다. 물론 작품이 창작자의 손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면 시대의 흐름을 타고 사회 문화의 현상이 되어 살다 잊히다 거듭나다 죽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때는 예술이 우리 모두의 집단 창작품이 되어버린다. 후자의 측면에서도 미술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나는 미술이라는 창조가 그 행위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묻고자 애쓸 것이다. 그 질문들에 답해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알기 위함이다. 그래서 내 삶과 내 주변을 제대로 알기 위함이다(박승숙, http://www.huschool.com/h_board/view.php?&bbs_id=5&page=&doc_num=11&c607=020100)."


요즘 내가 혼잣말처럼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어쩌자고".
어쩌자고 이러고 있는 겨~, 어쩌자고 공부하겠다고 버티는 겨~, 어쩌자고 하필 이걸 공부하겠다는 겨?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구요? 그럼 더 들어보세요.)
어쩌자고 한량놀음이나 하고 있는 겨, 엄마한테 기생하면서 시절 좋은 도서관 놀이를 하고 있는 겨, 게다가 어쩌자고 미술사인 겨, 그리고 왜 하필 아웃사이더 아트인 겨, 그것도 왜 하필 지금인 겨?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에라이~ 때려치워!"라는 소리는 장난으로라도 안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질질 끌려가고 있다. 그 고집은 정녕 내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꺼이꺼이. 힘든 것도 나, 울고 싶은 것도 나다. 지난 겨울부터 버티기 시작해, 어느덧 여름이 되었다. 나름대로는 꽤 지난하다. いったいどうなるんだ?

혼자 사막을 걷는 듯하던 요즘, 일주일에 한 번 듣는 수업 여섯 강은 단비다. 아웃사이더 아트에만 딱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그림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린 사람의 입장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막무가내 추측이 아니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데에는 미학이나 미술사를 넘어선 지식과 행위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더라만. 아무튼 내일은 마지막 수업.

쩌업-
그저 편하게 끄적이는 글인데도 더 이을 수가 없다. 뭔가를 쓰고 싶어도 다 써지지는 않는다. 붓을 들어도 마찬가지. 그런 면에서 아웃사이더 아트의 책에 나오는, 일명 '작가'들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클레나 뒤뷔페가 그들을 부러워하고 흉내낸 심정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또 행위자들의 결과물이 고통이나 감정의 폭발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면, 별 걸 다 부러워한다는 생각도 든다. 

에이, 어쩌라구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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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06/24 00:5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루냐 2009/06/24 01:08 #

    그것도 참 지난하구나. 나중에 '보람'이라도 빵빵하게 느낄 수 있기를!!!!!!!!!!!!!!!!!!!!!!!!!!!!!!!!!!!!!!!!!!!!!!!!!!!!
    도서관에서 벌써 두 번째 마주친 그분을 통해 이야기 들었어. 정말 토 나오겠던데 -ㅁ-
    한국어로 된 영상이라도 힘든데, 오죽하겠나- 하고 오십분 이해간다.
    얘기 들어보니 일본인한테 자막이라도 달아달라고 하고 싶더만.
    여튼 인간성으로 승리하시길 바래요! ㅠ_ㅠ (어쩌라구~)
  • 2009/06/26 14:46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루냐 2009/06/28 01:27 #

    '루냐'도 아니고 '루냐야'라니 새롭고 나름 친근하다. 엄마가 나를 부르는 듯이.

    고마워 고마워, 다 먹고살자고, 조금이나마 의미 있게 살아보자고 하는 건데
    조바심은 금물,이겠지? 그치? :)

    +) 악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 최근에 기타 연습 시작했어!
    언제 초등학교 운동장 같은 데서 리사이틀을 하는 게 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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